이웃집 소년 적잖이 그러셨을 듯...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도취되어 남겨진 선생이란 꿈 !! 나또한 매한가지. 허나 원한다고 해서 쉬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절차의 난항을 깨우치기도 이전에 나라는 인간 따위가 실현할수 있는 참교육 따윈 이땅에 존재치 않는다는 현실인식과 주제파악에 먼저 이르러 진즉에 용도폐기되었으나 이 놈의 기구한 인생, 하 수상한 청춘에 이끌려 참으로 답지않케, 선생이란 타이틀로 살았던적 몇번인데, 게중 하나가 ... 모든것을 걸거서도 품에 두고싶었던 .. 우연으로 다가와 운명으로 화한 그 죽일놈의 사랑탓에 학교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함께 밀월했던 지리산 생활의 초기시절 이었으니, 순전히 밥벌이를 위하야, 나는 무면허 비공식의 과외선생이 되었고, 시선의 불편을 덜고자 5살 많은 그녀는 누나 없던 나의 친누나가 되었다 그녀와 내가 가르치던 아이는 총 일곱, 동네꼬마 수준의 여아에서 읍내로 통학하던 고2까지, 각양각색이었고 주 5일을 가르치던 댓가는 두당 5만원씩 총 35만원이 수입원의 전부. 저렴하기가 어디 빗데기 어렵다 지금 생각하면 웃을 일. 전화도 티비도 없이 살던 단촐한 살림에 그 35만원은 하나 부족함이 없었으니, 마음이 부자라는 허울좋은 시정에 정취될수 있었던 생의 유일한 시간이었을 게다 그렇게 두어달을 이어가는 사이, 나는 유독 한 아이에게 다감했었는데, 밝고 싹싹하기가 지나쳐,정말이지 볼을 꼬집고 뽀뽀를 해주고 싶을 지경이었고,응당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어갔었다 그러기를 즈음,나는 일당 삼만원짜리 노가대 하나를 제의받게되었는데, 오고 가는 술자리에서 익힌 탓으로 제법 호감을 가진 스무살위의 형님 한분이 마무리중이던 공사에 나와달라는 것이었다 흔쾌한 수락이 있었던 것은,꼭 돈이 필요해서라기 보단, 곳에서 취할수 있는 일꺼리 라는게 매우 귀했기 때문. 그렇게 나섯던 첫 출근의 그날은,모처럼 몸을 써 낸 탓인지,예상외의 노곤함을 안고 돌아와야 했고,여과없이 과외를 시작하여야 했었는데, 평상시 같으면야,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 아무래도 지친 탓이었는지, 그 아이의 무지는 차츰 견디기 어려워 지다, 종국에는 어지럼증 까지 일게 해주었으니, 그에 지난 시간을 되돌려, 분명한 배움이 있었음을 확인시키고 탓 하였으며, 이는 그저 한두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는 내내를 그렇게 일관하게 되어버렸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끝,것은 나 또한 고마웠으니, 그와 함께 몸은 녹아내리고 마음은 누그러들었다 "오늘은 이만 하자" 말하였고, 이제 달래야 하는 것이 다음수순 이었던 차, 미동이 없던 아이는 점차 어깨를 들썩이더니,눈물을 쏟아 내렸다 작은 흐느낌에 비해,뚝 뚝 떨어지는 눈물은 금새 노트를 적실듯 하였고...나는 당황하여 말을 잊지 못했다 이럴때면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 잠시. 나는 사정에 통 사정을 하였다 "선생님이 오늘 노가대를 뛰고 와서 ... 힘들어서 그랬어 미안해 !! 진짜 미안해 !!" 아이의 울음은 그칠줄을 몰랐고,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그녀가 나서 아이를 데리고 부억으로 갔다 그렇게 장황하고 한참이던 시간이 흐른 후, 아이가 돌아가고, 그녀로 인해 아이의 긴 눈물을 들었다 돌이켜 보는 시간이 십년이 되는 나의 판타지. 홀로 따로 떨어진 이곳 시골마을에 작업실을 차린 젊은 여자하나가 이사와,애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는 것이다 참 쉽지 않은 바램이다 도시와 달리 어둡고 허술한 이곳이기에. 해도 그러한 판타지가 현실 불가능한, 비단 영화안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니, 이는 나를 빌어서도 알수 있는 일. 한시간에 한대의 버스가 전부인 산아래 마을,여기에서 공예가란 직업으로 홀로 사는 젊은 사내, 법적 총각 .. 그게 나다 !! 그리고 지리산 시절. 그림이 될만한 오빠,누나들은 모두 도시로 향하고, 코흘리게 적부터 주야장천 얼굴을 맞데오던 또래가 전부였을 산골. 그러다가 만난 스무살 오빠같은 선생이라니. 뭐.. 굳이 청진기를 데보지 않아도 진단이 딱 나오지 않는가 ? 시츄에이션이 좋타 !! 티비없이 사는 나를 위해,시일이 지난 신문을 매일 가져다 주고, 그 신문을 펼쳐 읽으며 소주를 들이키는 시간에는, 가방에 준비해온 사과를 꺼내어 깍아주던, 새초롬하게 곁을 지키던 그 아이 그래, 그때 그 아이가 열 여섯 이었으니 ... 아, 첫사랑을 앓기에 참으로 올바른 나이 아니었겠는가 ??
다동
2010-04-16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