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표류기. 아이의 학원비를 벌기위해 노래방 도우미를 뛰는 엄마, 그 아내의 지갑을 삥땅쳐 노래방 도우미를 부르는 아빠. 얄딱구리한 조명이 흐르는 두 평 남짓의 아담한 공간에서 뜻밖에 조우한 한 쌍의 부부. 선악과 오호와 시시비비를 따지기도 무엇한 그 놀랍도록 예매모호한 확률을 낳는 현실이라는 지옥도. 그 엄혹하고 냉혹한 세상에서 하루 세 끼 식후 삼십 분마다 목아지를 메고 싶어하는 자들에게 고하노니, 보라. 이런 날도 있다. 이국의 풍경에서 이국의 미녀와 이국의 언어로 나누는 술잔. 나는 이보다 윗길의 재미를 알 지 못 한다. 명확하다. 인생 무조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소주한잔이 서둘러 깊어져 오는 오늘. 인도의 서남부 고도의 성지 함피에서 2010의 마지막 날, 말끔하게 나의 필름을 끝어준 두 미녀 로라와 사라를 그리워하며 마져 한 잔 마신다.
다동
2011-09-20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