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소년. 재미있는 현상이다. 인도차이나 여행을 앞둔 내게 아시아 현대사는 친숙하고 익숙하면서도 재미있고, 다이어트라는 전 지구적 선동 혹은 목표아래 줄기차게 참아온 허기를 달래는 오징어는 매콤한 고추장과 버무려져 허허한 속을 채워넣는 명쾌한 자극으로 충분하고 언제 먹어도 맛있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맛있는 심지어 천국에 소주가 없다면 그건 천국이 아니야, 라고 주장하리만치 소주 메니아인 내게, 어제의 음주가 지나치게 과하지 않았음으로 그러니까 적당히 과했음으로 오늘 역시도 맛있는 소주인데... 정리해보자면, 재밌는 책, 맛있는 안주, 죽여주는 소주인데... 그 사이를 쪼개고 내솟는 이 한숨은 뭐란 말인가. 즐겁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가운데 불쑥 얼굴을 내미는 이 지루함이란 무엇인가. 평소와 달리 각자 떠다니는 이 불협화음은 어디에서 기초한 것인가. 그 어디에도 천착하지 못 하는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대? 아니면 거기? 예술가들의 집단촌락이라는 태국 북부의 빠이 또는 경찰은 없고 마약과 섹스가 난무한다는 라오스 방비엔인가 아니면, 피의 혁명으로 완공된 21세기 가장 섹시한 건축물 앙코르 왓인가. 어쩌면 조잡한 총칼로 대륙을 상대하고 프랑스를 몰아내며 지구 일등 깡패 미국을 쳐부슨 베트남, 그중 존재불가의 풍광을 지닌 하롱베이 일지도.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녀가 보고싶다.지금의 나보다 두시간이 앞선 태국, 그 환락의 도시에서 지구상 멸종위기에 처한 몸매를 지닌 채, 단촐한 비키니로 무장하고 거부불가의 시선을 흘리며 S자 형 춤사위를 구사하고 있을 창녀, 에바가 보고싶다. 전화해볼까? 번호도 아는데.
다동
2011-11-01 23:24